늦더위 피해 해수욕장 찾은 외국인 잇단 사망…안전관리 구멍

해운대해수욕장, 수상 구조대원 65명에서 폐장 후 2명으로

동국인 기자 승인 2024.09.19 16:48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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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적이는 해운대 해수욕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9월까지 이어지는 늦더위로 부산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추석 연휴 바다에 빠진 외국인이 잇달아 숨지자 폐장 이후 안전 관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지난 16일 오후 3시 5분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방글라데시 국적 20대가 바다에 빠져 해경에 구조됐지만 숨졌다.

같은 날 오후 4시 58분께에는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서 방글라데시 국적 20대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들은 일행이 아니며 물놀이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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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높은 파도 들이치는 해운대해수욕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9월에 접어들었는데도 한낮 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등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바다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역 해수욕장 개장 기간은 7∼8월로, 이 기간 수상구조 대원 등 안전 관리 인력이 대거 활동하지만 폐장 이후에는 그 수가 줄어든다.

사고가 난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개장 기간에는 수상구조 대원 65명이 교대로 근무하지만, 폐장 이후에는 2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폐장 이후 바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관리도 쉽지 않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더운 날씨가 길어지면서 바다에 들어가는 관광객이 예전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바다와 기상 상황에 따라 특보가 발령됐을 경우 입수를 통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구조 대원이 입욕객의 안전이 우려될 경우 주의를 주는 등 계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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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일광해수욕장 [촬영 조정호]

특히 부산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데다가 이번에 숨진 사람이 모두 외국인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을 위한 별도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지침상 해수욕장 내 영어안내 방송은 필요할 때 하게 돼 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해수욕장 내 영어 안내방송을 정기적으로 하거나 관련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안전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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